
유럽 전역에서 살모넬라균 감염증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이탈리아 남부에 위치한 시칠리아 섬의 토마토가 감염원으로 지목되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2023년 1월부터 2025년 9월까지 유럽 경제 구역(EEA) 17개국에서 동일 살모넬라 균주로 인한 식중독 사례 437명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 205명은 2024년 11월 이후 보고된 사례다. 국가별로는 이탈리아(123명)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으며, 독일(113명), 오스트리아(76명), 프랑스(43명)가 뒤를 이었다. 이 외에 네덜란드, 스페인, 노르웨이, 덴마크 등 나머지 13개국에서는 각각 15건 미만으로 발생했다. 잠복기 중 해외 여행력이 확인된 86명 중 57명(66%)은 이탈리아를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경제 구역 밖에서는 영국에서 73명(2023년 20명, 2024년 21명, 2025년 32명)이 감염되었으며, 2025년 발생한 환자 중 16명은 당년 이탈리아를 방문했다. 또한 대서양을 건너 미국(24명), 캐나다(10명)에서도 같은 균주로 인한 식중독 환자가 발생했다.
ECDC는 2024년 11월 유럽식품안전청(EFSA)과 합동으로 이번 감염 사태의 원인병원체인 살모넬라 스트라스코나(Salmonella Strathcona) ST2559에 대한 신속발병평가(ROA; rapid outbreak assessment)를 공개했다. 이어 유행이 장기화됨에 따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요청으로 올해 10월 최신화된 ROA를 발표했다.
최신 ROA에 따르면, ECDC·EFSA는 역학 조사 끝에 시칠리아의 한 방울토마토 농장 관개용수에서 살모넬라 스트라스코나 ST2559 균주를 검출했다. ECDC·EFSA는 해당 농장의 환경이 토마토 오염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며, 토마토를 감염원으로 확정하기 위해서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이탈리아 식품 안전 당국은 감사를 통해 해당 농장의 인력 부족, 정기 점검 미실시, 문서 기록 미흡 등을 지적했다.
살모넬라균은 대표적인 식중독균으로, 달걀이나 닭고기를 통해 매개되는 경우가 많다. 감염 시에는 12-36시간의 잠복기를 거쳐 설사, 발열, 복통을 일으킨다. 장염비브리오균, 황색포도상구균, 리스테리아균, 병원성 대장균 등 주요 세균성 식중독균과 달리, 2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균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살모넬라균이 제1의 식중독 원인균으로, 2024년 집계된 식중독 265건 중 58건이 살모넬라균에 의한 것이었다. 이는 원인병원체가 규명된 183건 중 32%에 이르는 수치이며, 환자 수 기준으로는 전체 식중독 환자 7,624명 중 1,907명을 차지했다.
한편 시칠리아산 토마토가 식중독 감염원으로 지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ECDC·EFSA에 따르면 2011년 덴마크 식중독 유행도 시칠리아산 토마토와 연관이 있었다.
■ 시사점
식품 안전은 단순한 품질 관리 차원을 넘어 소비자 건강과 직결되는 핵심 요소로, 품목 전체에 대한 수입 제한 및 통관 강화 조치로도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국내 일부 토마토 농가에서 뿔나방 성충이 포획된 이후 일본 수출이 중단될 위기에 처한 적이 있으며, 대만으로 수출되는 포도는 농약 잔류 허용 기준을 초과해 2년간 100톤에 달하는 물량이 통관 거부된 바 있다. 이처럼 식품 안전 관리 부실은 수출 식품 신뢰도에 영향을 미치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한다.
시칠리아산 토마토로 인한 살모넬라균 감염이 유럽 전역으로 확산된 사례는 이러한 위험성을 다시 한번 부각시켰다. 유럽 당국이 제시한 대응 방향처럼, 국내 수출업체도 원재료 공급부터 생산·유통까지 전 과정의 위생·수질 관리 및 추적 체계를 강화해야 하며, 문제 발생 시 수입·유통업체와의 신속한 협력 대응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신선 식품은 강화되는 미생물 안전성 기준에 맞춰 세척수 품질 검사, 콜드체인 유지 등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고, 가공식품은 GAP, HACCP, ISO22000 등 국제 인증을 확보해 전 세계 소비자 신뢰도와 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 출처
DOI: 10.2903/j.efsa.2025.9740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안전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