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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자상거래, 가격 경쟁에서 품질과 서비스 경쟁으로 재편
2025-10-24

중국 전자상거래, 가격 경쟁에서 품질과 서비스 경쟁으로 재편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라고 불리는 솽스이(11월 11일)를 앞두고 징동(京东)이 세일 기간을 37일로 연장하면서, 이후 더우인(抖音), 콰이쇼우(快手), 타오바오(淘宝), 티몰(天猫) 등 플랫폼들이 잇달아 행사에 합류했다. 여러 온라인 플랫폼이 쇼핑 전쟁에서 승리를 거머쥐기 위해 준비 중이며, 일부 플랫폼은 ‘연중 최저가’ 광고를 내세우기도 했다. 17년째 이어져 온 전자상거래 업계의 연간 축제에서 ‘조기경쟁(抢跑)’은 일상이 되었고, 행사 기간은 계속해서 길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 뒤에는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사용자 유입 경쟁에서 생태계 재편으로 심층적인 전환이 자리 잡고 있다. 


단일 플랫폼의 독주에서 다자 경쟁으로

 2009년, 타오바오는 자사 몰인 티몰(Tmall)의 브랜드 영향력을 활성화하기 위해 중국 국경절(10월 1일)과 크리스마스 세일 시즌 사이의 ‘솔로기념일(광군제, 11월 11일)’을 마케팅 소재로 활용하여 27개 점포와 함께 50% 할인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이러한 시도를 통해 5,200만 위안(한화 약 101억 4천만 원)의 거래액을 기록하며 예상치 못한 성공을 거뒀다. 우연히 시작한 11월 11일의 솽스이 행사는 이후 전자상거래 업계의 연간 축제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2012년은 전자상거래 업계에서 솽스이 행사의 폭발적 성장의 전환점으로 불린다. 앞선 몇 년간의 11월 11일 행사 이후 많은 판매자들이 연말의 이 프로모션이 매출을 끌어올릴 뿐만 아니라, 자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2012년 티몰과 타오바오의 솽스이 기간 총매출액은 191억 위안(한화 약 3조 7245억 원)에 달했다. 징동, 쑤닝(苏宁), 당당(当当), 쿠바(库巴) 등 전자상거래 기업들도 참여했고, 징동의 경우 솽스이 행사 3일간 거래액 25억 위안(한화 약 4,875억 원), 당당은 일일 거래액 약 1억 위안(한화 약 195억 원), 쿠바는 일일 거래액 약 2.4억 위안(한화 약 468억 원)을 기록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솽스이 행사의 쇼핑 체계와 운영도 큰 변화가 찾아왔다. 물류망 확충, 기업 자체 배송 시스템 구축, 스마트폰 보급, 초고속 네트워크 확산 등이 맞물리면서 전자상거래는 빠르게 진화했다. 특히 라이브커머스와 SNS의 발전은 기존의 텍스트와 이미지 중심의 쇼핑 장벽을 깨고 새로운 형태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초기 솽스이 행사의 파괴적 영향으로 소비시장을 재구성했다고 평가한다. 소비자에게는 오프라인 프로모션의 시공간적 제약을 깨고 인터넷 최저가를 기대할 수 있는 혜택을 주었다. 판매자에게는 짧은 시간 내에 판매량을 극대화하고 인지도를 넓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했다. 업계 전체로 보면, 전자상거래의 보급률 제고를 가속화하고 물류, 결제 등 관련 지원 서비스의 반복적 발전과 업그레이드를 촉진하여 중국 소매 시장의 구도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가격 경쟁’에서 ‘효율·경험 경쟁’으로

 올해로 17년째를 맞이하는 솽스이 행사는 또 한 번의 전환점을 맞고 있다. 복잡한 할인 규칙 대신 ‘즉시 할인’, ‘한 개 구매 시 바로 할인’과 같은 단순한 구조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각 플랫폼은 경쟁의 핵심을 ‘가격 경쟁’에서 ‘효율과 서비스 경쟁’으로 전환하고 있다. 


 징동의 경우 즉시 할인, 90% 세일을 내세워 소비자가 단일 상품 구매 시 바로 할인을 받을 수 있게 했고, 타오바오는 즉시 할인 방식을 도입해 별도의 묶음 구매 없이 단일 상품으로 바로 일정 금액 할인받을 수 있게 했다. 더우인몰에서도 즉시 할인과 한 개 구매 시 바로 할인 등 동시에 실시했으며, 샤오훙슈(小红书) 플랫폼의 경우 15% 이상 즉시 할인을 핵심 기준으로 설정했다. 


 규칙의 단순화는 플랫폼의 효율과 소비자의 경험 중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왕징셔(网经社) 전자상거래 연구센터장 차오레이(曹磊)는 과거 할인행사의 복잡한 규칙은 판매자의 실행 비용을 증가시켰고, 소비자의 행사 참여 문턱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플랫폼이 적극적으로 행사 규칙을 최적화하고 프로세스를 단순화하는 것은, 소비자의 구매 효율 향상에 더 유리하다는 판단을 반영한다고 덧붙였다.


 과거의 치열한 가격경쟁 또한 올해 솽스이 행사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몇 년 전 솽스이 행사에서는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이 ‘저가’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인터넷 최저가를 다퉜다. 그러나 현재는 라이브커머스의 일상화와 각종 숏폼 영상 플랫폼의 저가 상품으로 인해, 솽스이 기간의 최저가 희소성이 크게 낮아졌다.


‘증가 경쟁’에서 ‘고도화 경쟁’으로

 솽스이 행사의 진화는 단순한 판매 이벤트가 아니라 중국 전자상거래 업계의 성장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모바일 쇼핑이 주류가 되었고, 전자상거래 관련 기반 시설과 법규가 점차 보완되었다. 티몰, 징동, 핀둬둬(拼多多)의 3대 플랫폼 구도를 형성했으며, 2020년 이후에는 라이브커머스, 소셜커머스, 크로스보더 커머스가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했다. 


 플랫폼 사용자 수가 정점에 도달하자 단순한 플랫폼 사용자 확보 경쟁은 지속하기 어려워졌고, 최근에는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는 ‘증가 경쟁’에서 기존 고객을 충성고객으로 심화하는 ‘고도화 경쟁’으로의 전환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타오바오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융합을 통해 O2O체계를 구축했고, 징동은 1시간 배송과 매장 픽업 서비스를 도입했다. AI 기술 발전에 따라 각 플랫폼에서는 AI를 활용하여 소비자 편의를 위한 시스템을 개발하여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 솽스이 행사는 GMV(총 상품거래액) 중심의 성장이 중요했지만, 이제는 품질과 효율, 그리고 사용자 경험이 핵심 지표로 부상했다고 언급했다. 솽스이 행사는 중국 전자상거래가 양적 팽창에서 질적 성장으로 옮겨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생생한 기록이라는 평가를 덧붙였다. 

출처 : https://www.cnfood.cn/article?id=1981343053999706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