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시장에서 음료를 고르는 것은 더 이상 단순히 ‘무엇을 마실지’를 선택하는 행위가 아니다. 이제는 ‘어떤 상황(시나리오)에서 마실 것인가’를 선택하는 과정으로 진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사무실에 커피 한 잔이 있어야 업무가 더 완벽하게 느껴지고, 오후에 피곤하거나 허기질 때는 달콤한 밀크티 한 잔이 힐링을 준다. 또한, 저녁 식사 후 술 한 잔은 하루의 바쁜 일과가 끝났음을 알리고, 자기 치유의 시간이 시작되었음을 의미한다. 결국 음료 선택은 스스로를 기쁘게 하는 하나의 놀이가 된 셈이다.
이 자기만족의 놀이에서 소비자가 얻는 것은 특정 상황에서의 미각 경험뿐 아니라 감정적 위안, 건강 기능, 나아가 사회적 교류까지 아우르는 다층적 경험이다. 소비자들의 요구가 확장될수록 음료 선택은 더욱 개성화되고, 이는 새로운 트렌드인 ‘음료 놀이(玩饮料)’를 이끌고 있다. 집이나 캠핑, 편의점 등 다양한 공간에서 DIY로 음료를 혼합해 미각의 자유를 실현하는 것이다.
이 같은 DIY 열풍은 이미 생코코넛밀크, 오트밀크, 얼음컵, 소용량 주류 등 여러 카테고리로 확산되었다. 편의점 업계 역시 세븐일레븐(7-Eleven), 로손(Lawson) 등이 앞다투어 미니바 전시 코너를 마련하며 새로운 매출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상쾌한 거품감을 자랑하는 탄산수는 ‘믹스 드링크’ 시나리오 속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중국 최초로 탄산수 시장을 개척한 왓슨스는 소비자 인지도와 인기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몰입감 있는 마케팅을 전개해 재구매를 촉진하고 있다.
본래 탄산수는 물, 이산화탄소, 탄산수소나트륨으로 구성된 단순한 무설탕 음료로, 맛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한때는 비주류에 머물렀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탄산수는 눈에 띄는 성장을 보이며, 농푸산취안(农夫山泉), 와하하(娃哈哈), 캉스푸(康师傅) 등 많은 업체들이 잇따라 탄산수 시장에 진입했다. ‘2024-2029년 중국 탄산수 산업 운영 동향 및 투자 계획 심층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중국 탄산수 시장 규모는 약 195억 700만 위안(약 3.87조 원)이었으며, 2027년에는 400억 위안(약 7.9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폭발적 성장은 단순히 무설탕 음료에 대한 수용도가 높아진 결과가 아니라, ‘믹스 드링크’ 문화의 확산 덕분이다. 칵테일, 저도주, 커피, 신(新)차음료 등이 탄산수와 결합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내고 있다. 거품은 음료의 질감을 높이고, 다양한 조합은 수많은 ‘버블 애호가’를 탄생시켰다.
칵테일 문화에서는 ‘희석’이 필수 요소이며, 탄산수는 풍미를 중화하고 상쾌함을 더하는 동시에 칵테일의 핵심소재로 자리잡았다. 위스키 하이볼, 모히토, 진 토닉 같은 음료의 대중화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믹스 드링크’ 문화를 알리고 있다.
음료 변화 속에서 탄산수는 커피, 밀크티, 프루트티, 주류 믹스 드링크 등 다양한 음료와 결합해 하루 24시간 다양한 소비 상황을 채워주는 ‘골든 파트너’가 되었다.
시사점
중국에서 커피와 칵테일 문화가 확산되며 새로운 풍미·원료·카테고리가 끊임없이 발굴되고, 믹스 드링크 레시피는 점점 더 다양하고 복잡해지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의 창의적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국 식품 기업들도 제품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믹스 드링크에 적용 가능한 원료를 확장해 다양한 소비 시나리오를 충족시킬 필요가 있다.
출처 : https://foodaily.com/articles/4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