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리포트]
▶ 싱가포르 식음료 시장 동향
싱가포르는 전통적으로 외식 비중이 높은 국가로 잘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변화된 생활 양상이 식문화에도 영향을 미쳐 점차 간편식과 배달 등으로 대체하는 비율이 늘어나는 추세다. 싱가포르 통계청의 분석에 따르면, 2025년 7월 기준 싱가포르 식음료(F&B) 서비스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7% 증가했다. 2025년 7월 F&B 서비스 총매출액은 약 10억 싱가포르 달러(약 1조 874억 원)로 추정되며, 이 중 약 25.9%가 온라인 판매에서 발생했다. 이는 2025년 6월(26.8%)보다는 낮지만, 2024년 7월(23.8%)보다는 높은 수준으로 외식 서비스의 온라인 채널 비중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F&B 서비스 업종별로 보면, 푸드 케이터링 업체(Food Caterers)의 매출이 14.7% 증가했다. 패스트푸드 매장(Fast Food Outlets)과 카페·푸드코트 및 기타 식당(Cafes, Food Courts & Other Eating Places)도 각각 4.8%, 0.5%로 소폭 상승했지만, 레스토랑(Restaurants) 매출은 같은 기간 2.4% 감소했다. 이는 전통적인 식당보다 호커센터 등 간편식, 배달, 테이크아웃으로 점점 옮겨가는 현지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 싱가포르 외식 프랜차이즈 시장 분석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Euromonitor)는 싱가포르 외식 시장 성장의 둔화 원인을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세수 확대를 위해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상품 및 서비스세(GST)를 8%에서 9%로 1%P 인상했으며, 탄소세를 톤당 5싱달러(약 5,400원)에서 25싱달러(약 2만 7,200원)로 대폭 인상했다. 탄소세는 전기요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에너지 소비가 많은 풀서비스 식당일수록 부담이 크다. 이와 함께 당류 및 나트륨 관련 건강 규제가 강화되면서 음료 판매에도 제약이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해외 관광객들의 유입은 외식 시장 회복의 주요 동력이 되고 있다. 위축된 소비 심리로 전반적 외식 수요가 줄었지만, 주요 프랜차이즈들은 가성비 메뉴 출시와 맞춤형 프로모션 등 변화한 소비 양상에 발맞춘 마케팅 전략을 펼치며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호커 센터 등 독립형 식당이 여전히 과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싱가포르 외식 시장 중 프랜차이즈 매장의 시장가치는 2024년 기준 33.3%를 기록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특히 패스트푸드와 카페 등 제한형 서비스 식당이 높은 비중을 보이며 시장을 이끌고 있으며, 최근에는 중국계 풀서비스 레스토랑 체인이 새롭게 진입해 화교 소비자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주요 외식 브랜드의 점유율 또한 패스트푸드 계열이 주류를 이루지만, 훠궈·딤섬 등 중국식 메뉴를 판매하는 프랜차이즈가 상위권에 자리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 싱가포르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 트렌드
1) 디지털 혁신
싱가포르 외식 프랜차이즈 시장은 팬데믹 이후 단순한 오프라인·온라인 이분법을 넘어, ‘디지털 경험’ 자체가 외식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배달 플랫폼의 고도화, 무인 주문 시스템의 일상화, 모바일 중심의 간편결제 확산이 결합되며 식음료 소비 전반의 구조를 바꾸고 있다. 이제 소비자는 매장에 앉아 주문하든, 집에서 배달을 받든, 하나의 통합된 디지털 생태계 속에서 브랜드를 경험하고 있다.

‧배달어플
 
팬데믹 시기 배달 서비스 플랫폼의 급격한 성장으로 배달 플랫폼은 단순 배달 중개 서비스를 넘어 종합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도약하였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는 2025년 싱가포르의 배달 시장 가치를 127억달러(약 17조 7,101억 원) 이상으로 평가하였다. 싱가포르 내 배달 플랫폼 서비스는 그랩(Grab)이 63%, 푸드판다(Food Panda)가 28%로 두 서비스만으로 91%의 비중을 차지하는 독과점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그 외에도 호커센터 전문 B2B 배달 플랫폼 와이큐(whyQ), 주요 레스토랑의 메뉴를 맛볼 수 있는 오들(Oddle.me)과 같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무인 주문 
맥도날드와 버거킹을 비롯한 패스트푸드 전문점을 중심으로 키오스크 시스템이 빠르게 확산되었으며, 다국어 지원 기능을 통해 다인종·다문화 소비자층이 공존하는 싱가포르의 특성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음성 인식과 AI 챗봇을 활용한 주문 서비스가 일부 고급 레스토랑에서 시범 운영되며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로버트슨 퀘이에 위치한 고급 레스토랑 퍼블리코(Publico)의 경우 픽업용 주문 시스템을 챗봇으로 구현하고 있다. 일반 레스토랑에서도 QR 코드를 활용한 메뉴판과 주문이 보편화되면서 무인 주문 시스템과 온라인 결제 시스템 간의 연동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온라인결제
QR 코드와 모바일 전자 지갑 등을 활용한 온라인 결제 시스템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2027년에는 싱가포르 내 전체 결제 방식의 약 44%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에서 보편적으로 이용되는 온라인 결제 시스템으로는 페이라(PayLah!)와 그랩페이(GrabPay) 등이 있으며, 호커센터와 노점상에서도 페이라(PayLah!)가 널리 활용되고 있다.
2) 현지화
 특정 국가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문화적 특성과 소비자 기호를 깊이 반영한 현지화 전략이 필수적이다. 특히 싱가포르는 중국계 화교, 무슬림, 인도계 등 다양한 인종이 공존하고 전 세계 인구가 모여 사는 다문화 도시로, 단순히 현지 전용 메뉴를 추가하는 수준을 넘어 운영·마케팅 전반을 현지화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할랄
싱가포르 내 무슬림 비중은 약 15%로,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인접 국가에 비해 낮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최근 주변 무슬림 국가들이 할랄 인증을 더욱 엄격히 관리하고 있어, 현지 무슬림 소비자층을 공략하려면 할랄 인증 취득이나 무슬림 친화적 메뉴 개발이 중요하다. 더욱이 종교와 무관하게 ‘할랄 = 안전하고 건강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초기 투자 대비 장기적으로 브랜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이 될 수 있다.
‧건강 메뉴
싱가포르는 정부 차원에서 국민 건강 증진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건강을 중시한 메뉴 구성이 경쟁력 확보의 핵심이다. 두부·템페 등 식물성 단백질을 활용하거나, 비건, 통밀등을 활용한 건강 메뉴로 HCS(Healthier Choice Symbol) 인증을 획득해 “건강한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면 현지 소비자에게 긍정적 신뢰를 줄 수 있다. 이를 통해 단순한 식사 제공을 넘어 웰빙·친환경 가치까지 담은 차별화된 외식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다.

▶ 싱가포르 진출 한국계 외식 프랜차이즈 사례
최근 싱가포르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한국계 프랜차이즈로는 파리바게뜨, 생활맥주, 피자먹다 등이 있다. 지속적인 K-콘텐츠 열풍과 한식 인지도 상승에 힘입어, 과거 치킨 등 특정 메뉴에 치중되던 한국 브랜드의 현지 진출은 점차 다양한 카테고리로 확장되는 추세다. 최근 컴포즈커피와 요아정이 싱가포르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확정 지으며, 치킨 중심의 단일 메뉴에서 벗어나 브런치·디저트·스페셜티 커피 등 라이프스타일형 외식 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1인 피자 전문점 피자먹다와 고피자는 간편식·테이크아웃 수요를 공략해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으며, 롯데리아 역시 싱가포르 진출을 확정하며 ‘한국형 패스트푸드’의 새로운 흐름을 예고했다. 이 같은 흐름은 싱가포르 소비자들이 한식을 더 이상 ‘특별한 외식’이 아닌 일상적 선택지로 인식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며, 한국 브랜드가 현지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 시사점
싱가포르는 프랜차이즈 진출에 대한 정부 규제가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어서 한국 식품·외식 브랜드가 아세안 시장으로 뻗어나가기 위한 이상적인 교두보로 꼽힌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하고 소비자 취향 변화가 빠른 만큼, 단순 진출이 아닌 정교한 전략 설계와 차별화된 브랜드 운영이 필수적이다. 싱가포르 내 한식 프랜차이즈는 현재 전통 메뉴·K-콘텐츠·현대적 콘셉트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다문화적 소비자층을 아우르며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치폴레를 비롯한 글로벌 대형 체인까지 잇따라 진입을 예고하면서, 시장 내 경쟁 강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따라서 싱가포르에서 안정적으로 안착하려면 현지 소비자 맞춤형 포지셔닝과 함께 일관된 품질·서비스 관리, 그리고 현지 트렌드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제품·마케팅 혁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준비가 뒷받침된다면, 싱가포르는 한국 브랜드가 동남아 전역으로 확장하기 위한 최고의 테스트베드가 될 수 있다.
▶ 출처
1) https://www.singstat.gov.sg/-/media/files/news/mrsjul2025.ashx
2) Euromonitor - Consumer Foodservice in Singapore
3) https://www.reuters.com/technology/singapore-competition-watchdog-looked-into-potential-grab-delivery-hero-deal-2024-04-01/?utm_source=chatgpt.com
4) https://enatega.com/online-food-delivery-app-in-singap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