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는 이전 세대와 달리 술에 대해 훨씬 신중하다. 상당수는 건강과 중독 문제 둥에 대한 관심을 이유로 술을 아예 멀리하거나 특별한 경우에만 즐긴다. 이처럼 Z세대의 음주 횟수와 양은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주류 업계의 Z세대 공략 경쟁은 오히려 더 치열해지고 있다. 경제적으로 점점 더 큰 구매력을 확보하며 시장 트렌드를 주도하는 Z세대는 브랜드와 마케터들에게 반드시 이해해야 할 세대가 되었다. 이들의 선택은 새로운 혁신을 불러오고 있으며, 기존의 전통적인 마케팅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브랜드는 도태될 위험에 직면해 있다.
맛은 Z세대 음료 선택의 핵심 요소다. 이는 단순히 '맛있다'는 차원을 넘어 자신의 취향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사우던 글레이저스 와인 앤 스피리츠(Southern Glazer’s Wine & Spirits)의 부사장 잭 폴레마는 Z세대는 전통적 규범에 얽매이지 않고 예상치 못한 풍미를 가진 와인이나 식물성 원료가 들어간 증류주를 찾고 있으며 시트러스 풍미가 강조된 베르무트나 은은한 향신료가 느껴지는 배럴 숙성 버번처럼 다층적인 맛에 끌린다고 설명했다.
RTD 주류 브랜드 토크하우스 앵코르(Talkhouse Encore)의 공동창업자인 루비 호너캄프 역시 Z세대는 단순히 맛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왜 맛있는지, 그 맛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고민한다고 전했다. 앵코르는 AI 기반 리서치 플랫폼 파노플라이(Panoplai)와 협력해 Z세대 소비자의 가상 모델을 만들고, 그들의 요구를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조사 결과 Z세대에게 ‘맛’은 원료의 진정성, 투명성, 건강 지향적 라이프스타일과 긴밀히 연결돼 있었다. 결국 그들이 고르는 술은 단순한 기호품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관과 삶을 반영하는 매개체인 셈이다.
그리고, Z세대가 음료를 대하는 태도는 ‘경험 중심적’이다. 필라델피아 기반 마케팅 회사 퀀치(Quench)의 최고경영자 마이클 파보네는 Z세대는 단순히 술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며 스토리를 전하거나 자신의 가치관과 연결되는 음료를 찾는다고 언급하며, 수제 칵테일이나 지속가능성을 내세운 브랜드를 그 예로 들었다. 폴레마 부사장도 같은 맥락에서 Z세대에게 술은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와인이나 증류주를 선택할 때 투명성, 스타일, 목적성을 따지며, 특히 소셜 미디어에서 공감할 수 있는 브랜드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와이너리의 생산 과정을 보여주는 증강현실(AR) 패키징이나 문화적 트렌드 세터와의 협업 제품처럼 ‘스토리텔링’을 담은 상품이 Z세대의 눈길을 끄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불어, Z세대는 브랜드를 오프라인 매장에서 처음 만나는 경우가 드물다. 인스타그램과 틱톡, 인플루언서를 통해 새로운 술을 발견하고, 곧바로 웹사이트나 배달 플랫폼을 통해 구매까지 이어지는 디지털 경험을 선호한다. 폴레마 부사장은 소셜 미디어를 '새로운 디지털 진열대'라고 표현했다. 그는 "Z세대는 단절 없는 이커머스 경험을 기대하며, 브랜드는 이를 위해 온라인 구매 과정을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호너캄프 공동창업자 역시, Z세대는 매장에서 술을 접하기 전에 이미 온라인에서 브랜드를 보고, 성분표와 원산지, 리뷰까지 확인한 뒤 구매를 결정한다면서 RTD 제품의 편의성과 투명성이 Z세대 흐름에 맞아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Z세대는 부모 세대보다 더 많은 브랜드와 음료 카테고리를 소비한다. 연간 두 배 이상의 브랜드를 경험하고, 세대 이전보다 3~4개 더 다양한 음료 종류를 접한다. 하지만 동시에 브랜드 충성심도 강하다. 폴레마 부사장은 Z세대는 브랜드에 충성하지만, 이를 유지하려면 지속적으로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며 일관된 품질, 가치관의 공유, 꾸준한 접촉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즉, 한번 마음을 얻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다시 신뢰를 쌓아야 하는 까다로운 세대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문가들은 구식 마케팅이나 성별 편향적 메시지, 과장된 표현은 Z세대에게 통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파보네 최고경영자는 지나치게 화려하거나 과장된 접근은 오히려 반감을 산다고 지적했고, 호너캄프 공동창업자는 자신의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진정성 있는 제품’이야말로 Z세대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참조:
Gen Z drinking trends: 5 things to think about when targeting this key demographic
https://www.foodnavigator-usa.com/Article/2025/08/21/gen-z-drinking-trends-5-things-to-think-about-when-targeting-this-key-demograph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