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식료품 유통 시장과 하이퍼마켓
시장 조사 기관 Kantar가 프랑스 2만 가구의 소비 행태를 조사한 결과, 프랑스 내 식료품 유통 시장 점유율은 2025년 7월 13일 기준 1위 E.Leclerc (24.1%), Carrefour (21.5%), Les Mousquetaires (17.9%), Coopérative U (12.6%) 순으로 나타났다. 이 중 Carrefour는 1963년 최초의 하이퍼마켓(hypermarché)을 선보인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하이퍼마켓은 넓은 매장 면적과 주차장 공간이 특징적인 유통 매장으로, 대개 도시 외곽에 위치한다. 식품과 비식품(가구·의류·전자 기기 등)을 한데 판매하는 것과, 마진율이 낮고 할인 품목이 많다는 것 역시 슈퍼마켓과 구별되는 지점이다.
■ E. Leclerc

시장 점유율 1위인 E.Leclerc은 규모에 따라 Hyper, Super, Express 매장으로 구분된다. Hyper 매장은 Optique(안경), Le Manège à Bijoux(귀금속), Nos Animaux(반려동물 용품), Brico(가정용 공구류) 등 자체 브랜드 매장이 함께 입점하는 형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Nanterre는 Université Paris Nanterre 등이 소재한 대학 도시이자, 국제적인 업무 지구 La Défense와 인접한 지역이다. Nanterre 주택가에 위치한 E.Leclerc 하이퍼마켓에서는 양파링 과자가 유일하게 찾아볼 수 있는 한국 식품이다. 해당 제품은 아시아 식품이나 과자류 코너가 아닌, 초밥 코너에 중국·대만·일본산 음료, 소스와 함께 진열되어 있다.

아시아 식품을 모아 놓은 진열대는 면류 및 소스류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면류에는 di Canossa, Banzai Noodle 등 유럽 브랜드의 컵라면 형태 인스턴트 면 제품, E.Leclerc의 세계 식품 PB인 Tables du Monde의 봉지 포장된 면이 판매 중이다. Ajinomoto Poland(일본 아지노모도의 폴란드 법인) 일본식 야키소바, 라멘 컵 제품과 함께, 일본 Nissin사 소바, 컵 누들 제품도 소량 입고되어 있다.

소스류의 경우 Kikkoman(간장, 폰즈 소스, 데리야키 소스 등), mizkan(혼테리, 초밥용 식초 등), Hikari Miso(미소, 인스턴트 미소 국, 마리네이드용 미소 소스 등), S&B(고체 카레, 와사비 등)와 같은 일본 제품 비중이 높다.

냉동 코너에는 Sias France(한국 시아스의 프랑스 법인)의 비빔밥(소고기, 치킨 데리야키, 야채), 만두(닭고기) 제품과, Ajinomoto Poland의 교자(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야채) 제품이 있다.

아시아 식품과 대조적으로, 식물성(végétal) 식품은 눈에 띄는 표지와 함께 대형 냉장 진열대에 다양한 제품들이 비치되어 있다.

HappyVore, La Vie, Accro, HARi&CO, Garden Gourmet 등 주요 식물성 대체식품 브랜드와 E.Leclerc의 식물성 식품 PB인 Végé de Marque Repère 제품을 찾아볼 수 있다. HappyVore는 2019년 파리에서 만들어진 식물성 대체육 스타트업으로, 2022년에는 Loiret 지역에서 자체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매대에는 식물성 햄(jambon), 소시지(chipolata, merguez) 등이 판매 중이며, 치즈도 섭취하는 소비자층 공략을 위해 최근 출시한 Croq’Fondant(모차렐라, 에멘탈 치즈)도 확인할 수 있다. 분홍색 패키지와 돼지 캐릭터 일러스트가 특징인 La Vie 역시 2019년 프랑스에서 시작한 스타트업이다. 햄(jambon), 베이컨(lardon, bacon), 미트볼, 샌드위치 등 식물성 제품을 통해 돼지고기의 맛과 식감을 구현한다. Garden Gourmet는 스위스 기반 다국적 기업 Nestlé가 인수한 식물성 대체식품 브랜드로, 식물성 소시지, 버거, 버거 패티, 미트볼, 너겟, 슈니첼, 팔라펠 등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유기농(Bio) 제품 진열대에서는 쌀, 콩, 귀리, 아몬드, 헤이즐넛, 스펠트 밀(épeautre), 코코넛 등을 활용한 식물성 대체유를 찾을 수 있다.
■ Carrefour

Carrefour는 프랑스 기반의 국제적인 유통 업체로, 프랑스 전역 및 40개 국가에 14,000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매장 종류는 규모에 따라 Contact, Express, City (소형, 도심에 입점하며 영업 시간이 긺), Market (중형), Hypermarché (대형)으로 나뉘며, 이 외에 픽업용 매장인 Drive도 있다.

파리의 대표적인 부촌인 16구와 Boulogne-Billancourt 경계에 위치한 Carrefour 하이퍼마켓에는 자체 브랜드 매장인 Banque & Assurance(보험), Spectacles(공연), Voyage(여행), Location(렌터카) 등이 입점해 있다. 매장 내 초밥 코너에서는 Kelly Loves의 김 스낵 오리지널, 데리야키(1€50)와 김치 라면, 해물 라면, 가쓰오 우동(3€75) 등 한국산 제품을 판매 중이다. Kelly Loves는 한국인 사업가 Kelly Choi가 만든 아시아 식품 브랜드로, 현재 유럽 및 영국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냉동 코너에서는 독일에서 제조한 비비고 돼지고기, 소불고기, 치킨야채 교자(4€59)를 구매할 수 있다.

E.Leclerc과 달리, Carrefour에서는 아시아 제품을 한국, 베트남, 인도, 태국 등 국가별로 분류한 진열대가 눈에 띄었다. 한국 매대에는 면류, 소스류 외에도 김치, 쌀 가공식품, 과자 등 비교적 다양한 제품을 확인할 수 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한국 식품 브랜드인 메종 드 꼬레(Maison de Corée)의 인사동 잡채(3€49), 홍대 떡볶이(3€59), 할머니 김치(4€95)가 입점되어 있다.

메종 드 꼬레의 떡볶이 외에도, 프랑스 기반 아시아 식품 브랜드 Mei Asia의 떡볶이(4€48), 짜장 떡볶이(3€55), 크림 떡볶이(3€55) 제품(한국 제조)도 판매 중이다.

한편 한국 브랜드의 라면은 메종 드 꼬레와 농심이 협업한 Ramen Nouilles Coréennes(2€19)만 확인할 수 있다. 봉지 라면으로는 Mei Asia의 소이 카라멜 라면, 비프 라면(2€12, 한국 제조)이 있다.

E.Leclerc에는 Tanoshi사의 일본 소스류만 있는 반면, Carrefour에는 김치(4€65, 프랑스 제조), 불고기 소스(4€35, 한국 제조), 잡채 소스(4€45, 네덜란드 제조), 비빔밥 소스(3€99, 한국 제조)를 판매 중이다.

이 외에 주류 코너에서는 진로 자두에 이슬 소주가 진(gin)과 함께 진열되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

Carrefour에도 E.Leclerc과 마찬가지로 식물성 대체식품(Alternative Végétale) 코너가 따로 마련되어 있다.

HappyVore, La Vie, Accro, HARi&CO, Garden Gourmet 등 입점 제품이 유사하며, 이에 더해 Carrefour의 식물성 식품 PB인 Carrefour Sensation VÉGÉtal 제품이 있다. 또한 E.Leclerc에서 확인하지 못했던 better balance, planted., NUDJ 제품도 진열되어 있다.

식물성 음료(Boisson Végétal) 코너는 PB인 Carrefour BIO와 BjORG에서 출시한 아몬드, 귀리 등 다양한 식물성 대체유로 채워져 있다.
■ 시사점
하이퍼마켓은 프랑스 메인스트림 소비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유통 채널로, 현지 시장 진입 시 필수적으로 파악해야 하는 유통 채널이다. 아시안 식료품점과 달리, 현지 하이퍼마켓에 진출한 한국 브랜드는 아직 제한적이며 제품군도 면류, 소스류 등으로 한정되어 있다. 그러나 최근 현지 브랜드들이 비빔밥 관련 제품, 짜장 라면, 김치 소스 등 한국의 맛을 구현한 다양한 PB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것을 보면, 한국 식품에 대한 현지 인지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프랑스는 한국에 비해 다양한 식습관과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 각 유통 매장에 다수의 식물성 식품 브랜드와 제품이 구비되어 있을 뿐 아니라, 관련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는 건강뿐만 아니라 환경을 고려하는 소비 트렌드를 보여 주며, 현지 소비자를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수요를 반영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 출처
https://laviedesidees.fr/L-hypermarche-a-soixante-ans
https://market.worldpanelbynumerator.com/grocery-market-share/france/snap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