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과 곡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10년 넘게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식품 브랜드들이 영양이 풍부하고 프리미엄 품질의 제품을 선보이면서 미국 내 파스타 판매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파스타는 오랫동안 미국 가정에서 가성비 좋은 식재료로 사랑받아 왔지만, 최근 1년간 인플레이션 상승과 소비자 심리 위축에도 불구하고 스파게티, 페투치니, 펜네 등 다양한 파스타 제품의 판매량은 오히려 증가세를 보였다.
테이스트와이즈(Tastewise)에 따르면 지난 1년간 파스타 관련 소셜미디어 언급량은 약 11% 증가했으며, 레스토랑 메뉴 내 파스타 항목도 36% 증가해 파스타 인기를 방증했다.
통계기관인 스태티스타(Statista)는 미국 파스타 시장 규모가 2025년 약 97억 3천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2024년 대비 약 5.2% 증가한 수치다. 또한 해당 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7.9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IMARC는 이보다 다소 낮은 기준에서 출발하지만, 2033년까지 미국 파스타 시장이 연평균 8.3%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파스타가 항상 지금처럼 인기를 끌었던 것은 아니다. 2010년대 중반, 탄수화물이 뇌 건강을 해치고 체중 증가를 유발한다는 주장을 담은 “그레인 브레인(Grain Brain)” 같은 도서와, 사우스비치 또는 팔레오 같은 저탄수화물 다이어트가 유행하면서 파스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됐다. 이와 맞물려 글루텐프리 트렌드가 급부상하며, 일반 밀로 만든 전통적인 파스타는 더욱 위축되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2015~2016년 파스타 판매 감소로 이어졌고, 이후 2019년까지 판매는 정체기를 겪었다.
가로팔로(Garofalo)의 미국 내 신규 사업 개발을 총괄하는 플라비아 가르지아(Flavia Garzia)는, 이 시기 제조사들이 신제품 혁신에 적극 나서면서 소비자들이 다시 파스타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설명한다. 그녀는 파스타가 이제 생필품의 영역을 넘어 프리미엄 식재료로 자리 잡아가고 있으며, 통밀 트렌드와 글루텐프리 열풍이 소비자에게 혼란을 줬지만, 결국 각자에게 맞는 파스타를 찾는 계기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탄수화물이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가로팔로는 표백이나 강화 처리를 하지 않은 100% 프리미엄 듀럼 밀 세몰리나로 만든 전통 이탈리아식 파스타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며, 포장에 ‘Real Italian Carbs (진짜 이탈리아 탄수화물)’라는 문구를 큼지막하게 표시했다.
가르지아는 요즘 소비자들이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려는 경향이 있지만, 탄수화물을 먹을 때는 ‘좋은 탄수화물’을 선택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녀는 또, 많은 미국인들이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현지의 파스타나 빵은 미국보다 소화가 잘 되고 속이 편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가로팔로는 미국에서도 이러한 '진짜 이탈리아식 탄수화물'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가로팔로는 패키지 리뉴얼과 함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급증한 소비자의 수요와 행동을 반영한 신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팬데믹 동안 파스타는 위안, 편리함, 다양성이라는 점에서 소비자에게 각광받았으며, 이에 따라 가을에는 고단백 파스타와 함께 프라이팬에서 5분 만에 조리할 수 있는 고품질 냉동 파스타 라인도 출시할 예정이다.
가로팔로와 함께 미국 내 프리미엄 가정용 파스타 시장을 확장하고 있는 브랜드로는 티레나(Tirrena), 루스티켈라 다브루쪼(Rustichella d’Abruzzo)가 있다.
티레나의 마케팅 매니저 마테오 프레스코발디(Matteo Frescobaldi)는, 자사의 차별점으로 독특한 곡물 품종과 정교한 생산 방식을 꼽는다. 그는 티레나에서는 직접 재배한 곡물을 사용하고 있으며, 그 풍미와 향은 물론 영양적으로도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티레나는 500g 한 팩에 9~14달러로 고가에 속하지만, 맛과 품질을 중시하는 소비자층에게는 큰 장벽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루스티켈라 다브루쪼의 전략기획 책임자인 피에로 페두찌(Piero Peduzzi)는 자사 제품의 강점으로 ‘소스를 완벽하게 흡착하는 거친 식감’을 들었다. 그는 루스티켈라가 생산하는 파스타는 브론즈 다이컷을 통한 거친 식감, 프리미엄 재료 사용, 장시간 저온 건조하는 파스타 제조 방식을 통해 일반적인 공산품 파스타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또한 루스티켈라는 다양한 파스타 형태를 제공하여, 소비자가 레시피에 맞는 최적의 제품을 고를 수 있도록 한다.
이처럼 파스타의 가치를 높이는 다양한 특성들이 동시에 시장의 세분화와 경쟁 심화를 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프리미엄 파스타와 일상용 파스타 제품 모두가 새로운 소비자층을 끌어들인다면, 전체 카테고리가 성장하며 모든 브랜드에게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참조:
What is driving pasta’s resurgence in the US?
https://www.foodnavigator-usa.com/Article/2025/07/14/soup-to-nuts-podcast-what-is-driving-pastas-resurg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