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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유기농업 시장의 성장과 정책지원 강화
2025-07-22

[지구촌 리포트]

전 세계적으로 지난 15년간 유기농 경작지는 약 3배로 증가해 2022년 약 9천640만 헥타르에 달하며, 전 세계 전체 경작지의 2%를 차지했다. 유기농업 시장이 세계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일본은 후발주자로서 유기농업을 국가 전략으로 육성하며 추격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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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유기농업 경작면적은 2022년 조사 기준 약 3만 헥타르로 전체 경작지의 0.7%이며, 한국의 유기농업 경작면적이 4만 헥타르(전체 경작지의 2.4%)인 것에 비하여 낮은 수준이다. 다만, 일본 유기식품 시장 규모는 판매액 기준 2009년 1,300억 엔(약 1조 2,212억 원)에서 2017년 1,850억 엔(약 1조 7,379억 원), 2022년에는 2,240억 엔(약 2조 1,043억 원)으로 성장해 세계 13위 규모를 기록했다. 2022년 소비자 조사에서는 “주 1회 이상 유기식품을 이용한다”는 응답자가 32.6%로 나타나, 유기농 식품에 대한 일본 내 수요가 꾸준히 상승함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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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도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2024년 말 농림수산성 조직을 개편하여 ‘유기농업추진조정관’ 직위를 신설, 오가닉빌리지 육성 등을 통해 유기농업의 대폭적인 확대를 전담하도록 했다. 이는 유기농업을 식량안보 및 지속가능 농업의 핵심으로 보고 지원을 강화하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일본에서 유기농업이란, 2006년 제정된 「유기농업의 추진 관련 법률」에 “화학적으로 합성된 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유전자조작기술을 이용하지 않는 것을 기본으로 하여, 농업 생산에서 발생하는 환경에 대한 부담을 가능한 한 저감한 농업 생산 방법을 사용하여 이루어지는 농업”으로 정의되어 있다. 이러한 농업 방식은 생물다양성 증진과 토양 생태계 보전 등 환경적 이익을 가져오며 지속가능한 농업 시스템의 한 축을 담당한다. 일본 정부가 조직 개편까지 단행하며 유기농업 진흥에 나선 것은, 유기농업이 기후변화 대응과 농촌 활성화, 그리고 고부가가치 식품시장 창출의 중요한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 유기농업 확대 추세와 일본 정부의 추진 목표

  일본의 유기농 경작 규모는 아직 전체 농지 대비 1%도 채 안 되지만 꾸준히 증가 경향을 보이고 있다. 2012년 약 2만 5천 헥타르(전체 경지 대비 0.4%) 수준이었던 유기농 경지 면적은 2021년 시점 약 2만 6천 헥타르(0.6%)로 약 40% 늘었고, 2022년에는 3만 헥타르를 넘어 전체 농지의 약 0.7% 수준까지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최근 2년간은 유기농업 경작 면적이 늘어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는 정부의 집중 지원과 농가 인식 변화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이러한 가운데 일본 정부는 야심찬 유기농업 육성 목표를 내걸고 있다. 2021년 수립되어 추진 중인 「녹색식량시스템전략(みどりの食料システム戦略)」에서 2050년까지 유기농업 면적을 전국 경지의 25%인 100만 헥타르로 확대한다는 장기 목표를 발표했다. 이를 위한 중간 단계로 2030년까지 유기농 경작지를 6만 3천 헥타르 수준으로 늘린다는 계획도 명시되었다. 이러한 목표는 일본 농업의 구조 전환과 환경부하 저감을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으로, 목표에 대한 일본 정부의 높은 수준의 정책 의지를 보여준다.

  다만 현실적으로 달성까지는 넘어서야 할 과제가 많다. 일본 농림수산성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유기농 인증을 받은 농산물은 연간 약 8만 7천 톤으로, 국내 전체 농산물 생산량 중 유기농 비중은 채소 0.39%, 쌀 0.12% 등 매우 낮은 수준이며 차(녹차)만 약 5.88%로 비교적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기술 개발과 인프라 정비를 통해 2040년까지 대부분의 주요 작물에서 농가들이 적용할 수 있는 ‘차세대 유기농업 기술’을 확립한다는 구상도 함께 내놓았다. 이는 유기농업 전환에 따른 생산성 저하와 노동력 문제를 신기술로 보완해, 보다 많은 농가가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정부의 유기농업 지원 시책도 구체화되어 추진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유기농업 확대를 위해 생산부터 유통까지 전 주기에 걸친 지원 방침과 행동계획을 수립하고 재정적·기술적 지원을 늘리고 있다.


▶ 오가닉빌리지(Organic Village) 육성 사업

  유기농업 확대 정책의 실행 방안 중 하나가 오가닉빌리지 사업이다. 농림수산성은 녹색식량시스템전략에 따라 지역사회 전체가 유기농 생산부터 소비까지 일체가 되어 참여하는 모델 지역을 전국 각지에 만들고 있다. 오가닉빌리지란 농가뿐 아니라 관련 기업, 지역 주민이 모두 참여하여 지역 단위로 유기농업을 추진하는 기초 지자체(市町村 : 시, 정, 촌)을 의미하며, 학교급식 등 지역 내 소비까지 유기농으로 연결하는 것이 특징이다. 정부는 이러한 선도 지역을 발굴·지원하여 성공 사례를 축적하고, 다른 지역으로의 확산을 도모할 계획이다.

  농림수산성은 2025년까지 오가닉빌리지 100개 조성을 목표로 내걸었으며, 2030년까지 200개로 확대한다는 장기 계획을 세웠다. 이 목표는 당초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달성되고 있다. 2024년 시점 이미 전국 129개 지자체에서 오가닉빌리지 사업에 착수하여 100개 달성 목표를 앞당겨 초과 달성한 상황이며, 2030년 200개 달성을 향해 가속화하고 있다. 오가닉빌리지로 선정된 지자체들은 자체적으로 유기농업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계획이 마련되면 ‘오가닉빌리지 선언’을 하도록 되어 있다. 정부는 선언 지자체에 예산을 지원하고 관계기관의 기술지원을 연계하여, 해당 지역의 유기농산지 조성을 전폭적으로 지원한다.

  2024년 1월에는 전국 오가닉빌리지 대회가 처음으로 열려, 참여 지자체 단체장들이 학교급식 유기농 식재료 활용, 독자적인 판로 개척 등 각 지역의 창의적인 사례를 발표하기도 했다. 정부는 이런 행사를 통해 오가닉빌리지 간 정보 공유와 상호 학습을 촉진, 성공 모델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킨다는 구상이다.


▶ 유기농업 성공 사례

  일본에서는 이미 몇몇 지역이 유기농업 성공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그 중 하나는  고치현(高知県) 우마지촌(馬路村)이다. 산간의 작은 마을인 우마지촌은 지역 특산품인 유자를 중심으로 유기농업을 추진한 결과, 2022년 기준 유기 유자 재배면적 39헥타르에 참여 농가는 93호에 달했다. 마을은 2028년까지 유기 유자 재배지를 40헥타르로 늘리고 참여 농가도 100호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우마지촌은 유기농 유자를 가공한 주스, 드레싱 등의 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해 일본 전국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학교급식에도 유기 유자를 공급하여 어린이들에게 친환경 식단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인구 900명 남짓한 산촌에 연간 수만 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성과로 이어져, 지역 활성화와 농가 소득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다. 이 밖에도 효고현 토요오카시, 시마네현 하마다시 등 여러 지자체가 유기농업으로 지역 브랜딩과 환경보전을 동시에 달성한 사례들을 속속 만들어내고 있다. 지방정부가 중심이 되어 유기농 전환을 장려하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지역 안에서 연결되도록 지원하며, 기업·학교 등과 협력해 안정적인 소비처를 창출하였다고 평가받고 있다.


▶ 유기농 시장 확대와 한국 농식품의 대일 수출

  일본은 물론 전 세계적인 유기농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정부 차원에서 이를 지원하는 국가도 있다. 유기농업연구소(FiBL)와 세계유기농업운동연맹(IFOAM)의 2023년 세계 유기농업 통계 조사에 따르면, 유기농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는 프랑스에서는 2017년에서 2021년까지 4년간 유기농식품 매출이 59.8% 증가했으며, 독일의 경우 동 기간 매출이 53.5% 증가하며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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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점

 시장 확대는 한국 농식품 수출의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으나, 국가별 유기농 인증의 기준이 달라 한국에서 유기농 인증을 받은 제품이라도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일본의 인증 제도를 다시 한번 통과해야 하는 점은 주의가 필요하다. 인증받지 않은 제품은 ‘유기’ 또는 ‘오가닉’ 표시를 사용할 수 없다. 2025년 6월 30일 기준, 일본 유기JAS 인증을 받은 사업자는 총 10,057개이며, 그중 국외사업자는 3,791개로 전체 인증사업자 중 37.7%에 달한다. 다만 이 중에서 한국의 인증사업자는 23개소에 그쳐 한국 농식품의 일본 유기농 시장 진출은 초입 단계라고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일본 농림수산성 추산에 따르면 유기식품 소비액 중 수입산 비중은 2017년 약 40%였으나 일본 정부 정책으로 2030년에는 일본 국내산 비중을 84%까지 높이는 것이 목표다. 이는 향후 수입산에 대한 경쟁이 심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한국 기업은 일본에서 생산이 부족한 품목이나 한국만의 특색있는 유기 가공식품으로 틈새를 노릴 필요가 있다.

  관련하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는 일본의 유기JAS 인증을 포함하여 다양한 해외인증 등록을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증 취득과 연장에 소요되는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는 사업이며, 관련 정보는 aT 수출종합지원시스템 홈페이지(https://global.at.or.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출처


https://www.maff.go.jp/j/seisan/kankyo/yuuki/index.html

https://www.fibl.org/en/shop-en/1747-organic-world-2024

https://www.maff.go.jp/j/seisan/kankyo/yuuki/attach/pdf/index-154.pdf

https://www.maff.go.jp/chushi/nousei/kochi/photo/attach/pdf/06photo-7.pdf

https://www.maff.go.jp/j/press/nousan/kankyo/241204.html

https://www.maff.go.jp/j/org/quota/attach/pdf/241227-1.pdf

https://www.nikkei.com/compass/content/PRTKDB000000079_000072766/article

https://www.maff.go.jp/tokai/seisan/kankyo/yuuki/attach/pdf/yuukiforum2024-10.pdf

https://www.maff.go.jp/j/seisan/kankyo/yuuki/attach/pdf/jichinet-139.pdf

https://www.maff.go.jp/j/kanbo/kankyo/seisaku/midori/midori_kouhukin/attach/pdf/R7_midori_kouhukin-53.pdf

https://www.maff.go.jp/j/seisan/kankyo/yuuki/organic_village.html

https://www.maff.go.jp/j/seisan/kankyo/yuuki/attach/pdf/organic_village-103.pdf

https://www.syain-ryokou.com/topic/archives/3570

https://www.maff.go.jp/j/jas/jas_kikaku/yuuki.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