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리포트]
미국 최대 규모의 식품 박람회 중 하나인 2025 썸머 팬시푸드쇼(Summer Fancy Food Show 2025)가 6월 29일부터 7월 1일까지 뉴욕 자비츠 센터(Javits Center)에서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올해로 69회를 맞은 본 행사는 전 세계 59개국에서 2,600여 개 업체가 참가하고, 수천 명의 바이어, 투자자, 셰프, 브로커들이 대거 방문하여 북미 최대 프리미엄 식품 전문 전시회로서의 입지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또한 한국,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 세계 24개국의 국가관이 세워졌으며, 한국관에서는 57개 업체가 참가하여 혁신적인 제품을 소개하고, 한국식품 홍보관을 통해 미국 내 인기식품을 전시하였으며, 인플루언서 셰프를 활용하여 스토리텔링과 함께 한국 제품·음식을 선보여 바이어들의 큰 인기를 끌었다.
행사 주최 측인 스페셜티 푸드 협회(Specialty Food Association, SFA)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2025년을 이끌 5대 거시 트렌드를 발표했다.
▲ 가치 중심 소비(Value Consciousness) - 물가와 관세 상승 속에서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가격과 품질을 동시에 고려하는 방향으로 소비 트렌드가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 프리미엄 수제 감성(Premium Artisanal) - 클린 라벨과 건강 지향을 추구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직접 만든 듯한 프리미엄 제품이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 헬스 & 웰니스(Health & Wellness) 트렌드 - 기능성 음료, 저알코올/무알코올, 저당 제품이 인기를 끌며 건강 중심 소비 흐름을 강화하고 있다.
▲ 글로벌 및 지역 향신료(Global & Regional Flavors)가 강세 - 각 국가의 지역 특산요리의 간편식 제품이 다양하게 선보였다.
▲ 레스토랑 퀄리티의 홈 쿠킹(Upgraded Home Cooking) - 고급화된 식문화를 집에서 경험하고자 하는 소비자 욕구를 반영된 제품이 선보였다.
언론에서 주목한 이번 박람회의 트렌디한 주요 제품들을 아래에 소개하고자 한다.
단백질 간식과 장 건강 제품의 급부상
미국 식품 산업 전문 매체인 푸드 인스티튜트(The Food Institute)에서는 전시 현장에서 발견한 주요 트렌드로 고단백 및 장 건강 제품의 약진을 첫손에 꼽았다. 네덜란드 전통 간식인 ‘헤겔슬래그(빵 위에 뿌려먹는 초콜릿 조각)’를 고단백 스프링클(쿠키나 컵케익 등에 뿌려먹는 가루) 형태로 재해석한 SprinkleBites(스프링클바이츠)는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무설탕, 천연 색소, 1회 제공량당 5g의 단백질을 강조하며 출품되었다.
또한 Rotten Sour(로튼 사워)는 전통적인 신 맛 젤리에 기능성을 더해, 1회 제공량당 3g의 단백질, 6g의 프리바이오틱 섬유질, 인공 색소 무첨가를 특징으로 내세웠다. 이 브랜드는 "강렬한 맛과 재미"를 강조하면서도 건강 요소를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전략을 취했다.
이와 함께 케피르(우유를 발효시켜 만든 유제품), 김치 등 전통 발효 식품 외에도 ‘장 건강(Gut Health)’을 콘셉트로 내세운 수많은 제품들이 전시되어, 기능성과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흐름을 강하게 보여주었다.
글로벌과 편리함의 융합: 국제적 편의식의 성장
세계 각국의 맛과 편리함을 결합한 간편식은 또 다른 핵심 트렌드로 주목받았다.
인도 음식 브랜드 Kay’s Curries(카이스 커리)의 창립자 Kalpana Kethineedi(칼파나 케티니디)는 인도 요리가 미국에서 성공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로 조리 시간을 꼽으며, 물만 부으면 바로 완성되는 즉석 인도 요리 제품을 선보였다. Lentiful(렌티풀)은 라면처럼 조리할 수 있는 렌틸콩 컵 제품으로 간편한 고단백 식물성 식사가 가능하도록 만든 제품이다. 멕시코 그린 칠리, 태국 코코넛 커리, 프랑스 미르푸아 등 세계 각국의 음식 맛을 내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이 외에도 한국, 중국, 필리핀, 에스토니아 등의 향신료를 활용한 매운맛 간편식 제품들도 다양하게 출품되며, 글로벌 입맛을 반영한 간편식 트렌드를 강화했다.
집에서 즐기는 레스토랑의 품격
프리미엄 푸드 및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인 Bon Appétit(본 아페티)는 팬데믹 이후 이어진 외식 감소와 경제적 부담 속에서, 소비자들이 레스토랑 수준의 음식을 집에서 더 저렴하게 즐기고자 하는 욕구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전통적인 외식 브랜드들이 소비자 가정용 제품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뉴욕의 유명 이탈리안 레스토랑 Michael’s of Brooklyn(마이클즈 오브 브룩클린)은 자사 파스타 소스를 소매용으로 출시해, 5~10달러 가격대의 제품으로 가정에서도 고급 식사를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뉴욕의 베이글 전문점 Zucker’s(주커스)는 에어프라이어용 냉동 베이글을 출시해, 매장에서의 맛을 집에서도 손쉽게 재현할 수 있도록 했다. 필라델피아의 이스라엘 레스토랑 Zahav(자하브)는 자사 인기 메뉴였던 후무스를 기반으로 한 슈퍼마켓용 후무스 라인을 선보였다.
이 외에도 Tiktok 중심의 유통 전략도 주목해 볼만 했는데, 기존의 아마존 등 전통 DTC(Directo-to-Consumer, 소비자 직접 판매) 채널보다 틱톡샵을 주력 유통 채널로 삼는 브랜드가 급증했다. 틱톡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인지도를 높인 브랜드가 있는가 하면, 틱톡에서 홍보하여 MZ세대에서 인기를 끄는 제품이 늘어나고 있다.
시사점
이번 2025 썸머 팬시푸드쇼는 기능성, 지속 가능성, 감성, 글로벌 감각, 그리고 플랫폼 유통 전략까지 식품 산업 전반의 흐름과 소비자 인식의 진화를 다각도로 보여준 자리였다. 다양한 국가와 세대를 아우르는 브랜드들이 선보인 창의적 제품들은, 식품 시장이 단순한 생존의 산업이 아닌 감각적이고 문화적인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팬시푸드쇼 출품 제품들을 통해 가성비를 중시하면서도 프리미엄과 건강기능성을 놓치지 않으려는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제품들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특히 한국 식품을 비롯한 매운 맛, 에스닉한 맛의 간편식들이 대거 선보여, 어느 때보다도 한국 수출업체들의 미국 진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글로벌 맛과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을 선보인다면, 성공적인 시장 진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Global Trends, Innovative Flavors Set the Tone at the Summer Fancy Food Show 2025
https://abasto.com/en/news/global-trends-innovative-flavors-set-the-tone-at-the-summer-fancy-food-show-2025/
‣ SFFS Trendspotters: The Trends Commanding Attention
https://foodinstitute.com/focus/sffs-trendspotters-the-trends-commanding-attention/
‣ An Inside Look at the Best Snack Trends at the Summer Fancy Food Show
https://www.bonappetit.com/story/summer-fancy-food-show-2025
이미지 출처 : 각 사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