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프트드링크 시장 동향
* 소프트드링크(soft drinks): 병입수, 탄산음료, 농축액, 주스, RTD(Ready-To-Drink) 커피, RTD 차, 에너지 음료, 스포츠 음료를 포함함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이탈리아 소프트드링크 시장은 소매가가 안정되며 수요가 증가해 다소 회복되었다. 2024년 소매 채널(off-trade) 매출은 131.15억 리터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0.25%)를 기록했다. 전통적으로 주요 품목인 생수·주스·탄산음료가 모두 미진한 성장을 보였는데, 유로모니터는 주스와 탄산음료의 성적 부진을 두고 건강과 웰빙에 대한 이탈리아 소비자들의 관심이 증가한 것을 이유로 꼽았다. 동시에 저당·무당 음료가 계속 출시되고 있음에도 기존 상품의 매출 감소를 상쇄할 만큼의 인기를 끌지는 못했는데, 아스파탐 등 대체당의 맛을 싫어하거나 안전성에 의문을 갖는 소비자들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반면 업무·공부·운동 등 일상에서 즉각적인 활력을 찾는 데 도움을 주는 에너지 음료나 기능성 음료의 인기에 주목했다. RTD(Ready-To-Drink) 커피와 스포츠 음료도 지속적인 투자 및 개발 덕에 성장세를 기록한 품목이다.
2024년 소매 채널 판매량 기준 시장 점유율은 Acqua Minerale San Benedetto(10.5%), Fondti Di Vinadio(8.2%), Coca-Cola(7.3%), San Pellegrino(6.6%) 순으로 나타났다. 브랜드의 경우 Sant’Anna di Vinadio(8.1%), San Benedetto(7.1%), Levissima(4.7%) 순이다.
■ 주목할 만한 소프트드링크 제품
생산 비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2024년 이탈리아 소프트드링크 시장에는 주목할 만한 제품들이 출시되었다.
주스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구심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Ortoromi는 Estratto Piu Proteico를 출시했다. 배·딸기 등 식물성 원료만 들어가 비건 소비자에게도 적합할 뿐만 아니라, 가수분해 완두 단백(hydrolyzed pea protein)을 넣어 근육과 뼈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것을 강조했다. Dimmidisi 역시 100% 식물성, 100% 자연 유래 원재료, 무색소·무방부제·무설탕 등 영양 성분을 강조한 Estratti Freschi를 내놓았다.
기능성 음료도 참신한 제품들이 출시됐다. San Benedetto는 단백질, 아연, 마그네슘을 함유한 Aquaprotein을 출시했다. 판매 페이지에서는 근육 유지뿐만 아니라 피로를 회복하고 웰빙을 돕는다는 문구를 찾아볼 수 있다. 동 브랜드의 SKINCARE 제품은 콜라겐, 아연, 히알루론산이 함유해 마시는 뷰티 음료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Sant’Anna는 단백질과 아연이 들어간 PRO를 출시했다. 골격근량을 늘리고 근육 강화에 도움을 준다는 설명이 함께 있다. VitaSnella는 마그네슘, 칼륨, 비타민 등이 들어간 무가당 음료로, 다른 기능성 음료와 마찬가지로 상품 설명에서 “웰빙”이 언급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바이럴 마케팅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 음료 브랜드 Prime은 인플루언서 및 프로 구단들과 활발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이탈리아의 프로 축구팀 AC Milan의 Rafael Leao 선수와 함께한 스포츠 음료 Prime Hydration을 출시했는데, 다른 제품에 비해 비싸게 책정된 가격에도 불구하고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리셀 시장까지 형성되어 큰 인기를 끌었다.
■ 설탕세 시행일 연기
지난 6월 20일, 이탈리아 정부는 설탕세(sugar tax) 도입을 10여 일 앞둔 시점에서 시행일을 2026년 1월 1일로 연기했다. 이는 당류가 첨가된 비주류 음료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Budget Law 2020(No. 160/2019)에 근거한다. 당초 2020년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매번 시행이 늦춰진 것이다. 프랑스·벨기에·영국·아일랜드 등 주변국들은 비만·당뇨병 등 질병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진 2010년대에 유사한 취지의 세금을 도입했다. 2016년에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설탕 과다 섭취를 예방하기 위해 세금이나 보조금 등 국가 차원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발표했으며 최근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에서도 설탕세를 걷기 시작했다.
이탈리아의 설탕세는 설탕·감미료가 리터당 25그램 이상 포함된 가당 음료(SSB; sugar-sweetened beverage)를 대상으로 한다. EU 상품 분류 코드상 CN2009(과일 주스 등), CN2202(탄산 음료, 에너지 음료 등)가 해당된다. 프랑스·영국·아일랜드 등이 설탕 함유량에 따라 구간을 나누어 과세하는 데 반해, 이탈리아는 벨기에와 동일하게 세율을 고정하고 제품 부피에 비례해 과세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과세 대상 제품에 일률적으로 리터당 0.1유로가 부과되며, EU 이외 국가에서 수입된 제품의 경우 납부 의무자는 수입업자이다.
■ 시사점
이탈리아 소프트드링크 시장은 건강과 웰빙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 확산으로 전통적인 주스·탄산음료의 성장이 둔화되는 반면, 기능성·에너지 음료 및 RTD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진출 시, 한국 수출업체는 당류 함량을 줄이고 천연 감미료, 비타민 등 건강 기능성 원료를 활용한 제품 개발을 고려해야 하며, ‘단백질·콜라겐 강화’, ‘식물성 성분’등의 콘셉트를 통해 차별화된 제품 포지셔닝이 요구된다.
또한 2026년부터 시행 예정인 설탕세 도입에 대비해, 수출 대상 제품의 당류 함량 확인 및 레시피 조정이 필요하다. 이탈리아는 리터당 당류가 25그램 이상 포함된 음료에 대해 리터당 0.1유로의 세금을 부과할 예정으로, 과세 대상 제품은 수출 전 관련 HS코드 확인 및 법적 요건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향후 유럽 전역으로 건강 중심 소비 및 규제 강화 흐름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제품 기획 초기부터 이에 부합하는 전략적 대응이 중요할 것이다.
■ 출처
Euromonitor, Soft Drinks in Italy
https://www.ey.com/en_gl/technical/tax-alerts/italy-postpones-sugar-tax
https://www.foodtimes.eu/consumers-and-health/italian-sugar-tax/
https://www.nars.go.kr/report/view.do?cmsCode=CM0159&brdSeq=27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