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유제품 우유 판매량이 증가세로 전환되었다. 이는 1970년대 중반부터 이어져 온 지속적이고 뚜렷한 감소세가 처음으로 반전된 것으로, 2009년 일시적인 반등 이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시장조사기관 서커나(Circana)에 따르면, 2023년 12월 1일까지 1년간 미국 내 유제품 우유 판매는 전년 대비 2% 증가해 171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가격 상승 영향도 있었지만, 판매량 역시 0.2% 증가해 48억 유닛에 달하며 실질적인 수요 증가를 반영하고 있다. 특히 전지우유 판매는 3.2% 상승했으며, 연방식품의약국(FDA)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보건기관들이 섭취를 권장하지 않는 생우유(raw milk)의 판매량도 무려 17.6% 증가했다. 반면, 식물성 대체유의 판매는 5.9% 감소해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우유뿐 아니라 요거트와 코티지치즈 등 주요 유제품도 큰 폭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2025년 들어 요거트 소비는 전년 대비 20% 증가했으며, 2024년 2월 23일까지 1년간 코티지치즈 판매는 18% 증가해 17억 5천만 달러에 도달했다.
이러한 유제품 판매 급증은 소비자들의 건강 중심 소비 패턴 변화와 맞물려 있다. 데어리 매니지먼트(Dairy Management Inc)의 건강 및 웰니스 파트너십 부사장 크리스 어반(Chris Urban)은 최근 인터뷰에서, 소비자들이 자신의 웰빙을 지원하면서도 가격 대비 가치가 높은 식음료를 선호하는 흐름이 유제품 소비를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제품 혁신과 ‘탈범용화(decommodification)’가 유제품 카테고리의 성장을 촉진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어반 부사장에 따르면, 유제품의 놀라운 반등은 단백질 함량이 높은 성분적 특성에서 기인하며, 이는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 시장조사기관 하트만 그룹(Hartman Group)의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60%가 식단에 단백질을 추가하고자 하며, 이러한 경향이 유제품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는 2025년 들어 대부분의 유제품 카테고리가 성장하고 있고, 그 중 요거트, 코티지치즈, 유제품 크리머, 휘핑크림 등은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며 시장의 반등세를 강조했다.
또한 어반은 유제품이 단백질 외에도 다양한 건강 혜택을 제공하며, 최근 미국에서 확산되고 있는 ‘푸드 애즈 메디슨(Food-as-Medicine)’ 개념과도 맞닿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유제품이 충족할 수 있는 건강 니즈를 네 가지 영역으로 구분해 설명했다:
1. 성장과 수행 : 유제품 단백질은 운동 후 회복을 돕고, 칼슘은 뼈 건강에 기여해 신체 퍼포먼스 향상에 도움을 준다.
2. 체중 관리와 포만감 : 유제품의 높은 포만감은 식욕 조절과 체중 관리를 지원한다.
3. 시스템 강화, 장 건강 : 유제품은 프로바이오틱스를 공급하여 장 건강을 촉진하고, 이는 면역력과 신체 전반의 기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4. 정신적, 감정적 웰빙 : 유제품에 포함된 생리활성물질은 진정 효과를 유도할 수 있으며, 유제품이 간식으로 주는 정서적 만족감 또한 소비자의 정서적 웰빙에 기여한다.
그는 또한 유제품이 오랫동안 어린이의 주요 영양 공급원으로 자리잡아 왔으며, 많은 보호자들이 여전히 유제품을 신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어반 부사장은 유제품이 인플레이션 환경에서도 가성비 높은 식품으로 소비자에게 선택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와 같은 고물가 상황에서 단백질 및 필수 영양소의 ‘묶음 가치’를 따져보면, 유제품은 매우 경제적인 선택이며, 소비자들은 건강을 챙기면서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제품을 원하고 있고, 유제품이 그 해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제품 시장은 전통적 품목을 넘어 혁신을 통해 새로운 소비 경험을 창출하고 있다. 어반 부사장은 이제 유제품은 단순히 우유, 치즈, 요거트, 버터에 머무르지 않는다며, 신기술을 활용한 성분 확대, 새로운 용도 및 업사이클 제품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우유 속 락토페린, 트립토판 등 생리활성물질을 추출하여 기능성 소재로 활용하거나, 유청 단백질을 투명 음료 형태로 응용한 제품이 개발되고 있다. 또한 부산물을 업사이클링하여 만든 유청 탄산음료는 프로바이오틱스를 함유한 기능성 음료로서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장 확대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소비자 교육, 기술 개발, 농장 차원의 투자가 필수적이라는 게 어반의 견해다. 그는 원료 단계에서는 고부가가치 성분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며, 소비자에게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유제품의 장점을 쉽고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참조:
What is behind the uptick in milk consumption and dairy sales more broadly?
https://www.foodnavigator-usa.com/Article/2025/06/16/soup-to-nuts-podcast-what-is-driving-dairy-sa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