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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건강 트렌드
최근 영국 식음료 산업에서 장 건강(gut health)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2025년 영국의 대표 유통기업 Tesco가 영국 성인 3,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영국인이 가장 신경 쓰는 건강 영역으로 심장 건강(47%)에 이어 장 건강(37%)이 꼽혔다. 또한 응답자 상당수가 장 건강을 위해 식이섬유(70%), 프로바이오틱스 및 생균(27%) 섭취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런던에서 개최된 미식 축제 Taste of London에서도 제품의 이점으로 장 건강을 홍보하는 부스를 여럿 볼 수 있었다. (참고: ’25.6 수출 뉴스) Deeply Foods는 프리바이오틱스가 함유된 음료를 판매하는 업체로, 시금치·키위·해초 주스와 당근·생강·강황 주스를 판매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해당 제품이 장에 영양을 공급한다는(nourishes your gut) 이점을 주요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었으며, 온라인 판매처에서도 장 건강이 곧 몸 건강이라는(A healthier gut means a healthier you.) 문구 등 장 건강을 반복해 강조하는 것을 찾아볼 수 있다. 김치·콤부차를 제조해 판매하는 Good Fermentation에서는 장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이 맛있기도 하다는(Gut health never tasted this great.) 문구를 부스 홍보에 사용했다. 창업자 Iñigo는 장 건강에 대한 영국인들의 관심은 코비드 팬데믹을 전후해 생겨난 새로운 경향이지만, 앞으로도 계속 지속될 트렌드라 확신한다고 전했다.
■ 장 건강 트렌드의 요인
장 건강 트렌드가 확산되기 시작한 주요 배경에는, 소비자들의 건강 정보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건강에 대해 이전보다 능동적으로 행동하게 된 태도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Tesco의 영양사 Natasha Maynard는 “소비자들이 이제는 전통적으로 알려진 방법에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정보를 찾아 건강 관리를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Yakult UK의 마케팅 매니저 Reshma Patel 역시 “최근 몇 년 사이 소비자들의 장 건강에 대한 이해도가 크게 높아졌다”며, 이는 과학의 발전으로 ‘장 건강이 전반적인 웰빙에 미치는 영향’이 조명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질병 예방에 대한 인식의 변화도 트렌드 형성에 중요한 요인이다. Patel은 “이전에는 질병이 발생한 이후 치료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건강을 유지하거나 선제적으로 예방하려는 태도가 점점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영국 장 건강 음료
이러한 장 건강 트렌드에 힘입어 최근 영국 음료 시장에서도 프리바이오틱 소다, 콤부차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 Tesco는 장 건강에 관련된 자체 브랜드 스낵 및 음료 라인 Gut Sense를 상표 출원했고, Waitrose는 매장 내 요거트, 음료 코너에 “gut health” 안내판을 시범 도입했다. M&S는 Good Gut 스낵 라인을 확장했다.
대표적으로 프리바이오틱 소다 브랜드 XOXO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주요 판매 상품인 소다에는 한 캔당 6g의 식물성 프리바이오틱 식이섬유가 함유되어 있고 기존 탄산음료 대비 매우 낮은 당도와 칼로리를 함유한 XOXO는 2022년 출시된 후 9개월 만에 월 6만 캔 판매를 기록했고, 1,600개 소매점에 입점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을 보였다. 2023년 150만 파운드, 2024년 450만 파운드, 2025년 400만 파운드 등 현재 총 1,000만 파운드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한 기업이다. 지난 4월에는 프리바이오틱 소다 최초로 Co-op 전국 매장 meal deal(식사 세트)에 입점하기도 했다.
또다른 프리바이오틱 소다 브랜드 Hip Pop은 2024년 영국 주요 유통매장인 M&S에 입점했고 Waitrose, Sainsbury's 등에서도 입지를 넓히고 있다. Sainsbury's는 지난 5월부터 고섬유(high-fibre) 소다 4팩을 주요 음료 진열대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Hip Pop의 공동 창업자 Emma Thackray는 영국과 글로벌 시장 모두 장 건강 음료의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면서, 미국에서 유사 브랜드인 Poppi, Olipop이 큰 성공을 거둔 것에서 알 수 있듯 시장이 빠르게 확장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시사점
장 건강 트렌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김치는 이미 대표적인 발효 식품이자 장 건강에 이로운 건강식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든 김치 외에도 현지 시장의 입맛에 맞추어 다양한 양념, 채소, 과일을 활용한 김치가 매운맛에 익숙하지 않은 현지 소비자층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에 유리할 것이다. 이는 한국의 전통 식품인 김치를 ‘장 건강’이라는 기능성 가치와 접목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이와 함께 프로바이오틱, 프리바이오틱, 식이섬유 등 장 건강에 특화된 기능성 성분을 명확히 강조하고, 제품의 효능을 중심으로 한 스토리텔링 마케팅 전략이 효과적일 것이다. 특히 영국 소비자들은 과학적 근거와 명확한 기능성 메시지를 기반으로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 성분 표기와 효능 설명이 설득력 있게 제공되어야 한다.
또한, 앞서 소개한 XOXO, Hip Pop 외에도 Poppi, Olipop 등 ‘장 건강 기능’에 특화된 음료 스타트업의 성공 사례가 많아, 현지 시장에서는 대형 브랜드보다 기능성 중심의 소규모 전문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한국 수출업체가 장 건강 관련 음료나 발효 식품을 수출할 경우, 단순한 제품군 확장의 일환이 아니라, ‘건강 기능성에 충실한 전문 제품’임을 강조하는 브랜드 메시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 출처
https://www.foodbev.com/news/xoxo-soda-secures-4m-funding-and-expands-into-national-uk-retail
https://www.thegrocer.co.uk/category-reports/gut-instinct-trends-in-soft-drinks-2025/703949.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