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리포트]
스페인 쌀, 면 소비
최근 스페인 쌀, 면 시장은 안정적인 성장세에 있다. 시장 조사 기관 유로모니터(Euromonitor)에 따르면 이러한 성장에는 쌀, 면 섭취가 많은 스페인 전통 식문화와 함께, 최근 소비자들이 즉석 밥이나 인스턴트 면처럼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반영되었다.
▶ 스페인 쌀 시장
유로모니터가 추산한 서유럽 쌀 시장 규모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1/1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전 세계 인구가 집중되어 있고 쌀이 주식인 문화권 범위가 넓다는 것을 감안하면 서유럽을 작은 시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스페인 쌀 시장 규모는 2024년 441.9백만 유로(약 6,955억 원)를 기록해 인근 국가 중 중간 수준이다.
스페인 대형 유통 기업 Mercadona의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가정에서 소비한 쌀은 총 175.4백만 킬로그램, 394.5백만 유로(약 6,209억 원) 상당으로, 1인당 3.8킬로그램, 8.4유로(약 13,200 원) 수준이다. 경제 수준에 따라서는 저소득층이 가장 많이 소비하고 중산층이 가장 적게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구 형태에 따라서는 1인 가구가 가장 많이 소비하고 4인 가구가 가장 적게 소비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최근 스페인 쌀 시장은 가격이 안정되었다. 지난 3년간 스페인에서는 이상 기후로 인해 쌀 수확량이 감소한 데다,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이었던 인도의 수출 제한 조치로 쌀 판매가가 급등하였다. 인도는 지난 2022년 9월부터 국내 쌀 가격 안정과 식량 안보를 이유로 쇄미(broken rice) 수출을 금지하고 바스마티 품종이 아닌 백미(non-basmati rice)에 수출세 20%를 부과하는 등 수출을 규제했다. 2024년 말 이러한 제한이 대부분 해소되면서 스페인 쌀 가격과 1인당 쌀 소비량이 회복되었다는 관측이다.
또한 이미 조리되어 데우기만 하면 되는 즉석 밥(pre-cooked rice) 상품에 대한 수요 증가도 시장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 즉석 밥은 쌀에 비해 무게당 가격이 비싼 편임에도 불구하고, 조리 과정이 간편해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식품 브랜드들과 유통 업체들도 자포니카 쌀, 바스마티 쌀, 현미, 잡곡 등 즉석 밥 상품의 종류를 다양화하고 있다.
유로모니터는 쌀은 인스턴트 면처럼 스페인 식문화에 새롭게 편입된 품목이 아니기에 시장은 전반적으로 소폭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았다. 한편 전통적으로 쌀 소비가 활발한 지역인 발렌시아(Valencia), 무르시아(Murcia), 카탈루냐(Catalonia) 등에서는 수요가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페인에서는 장립종과 중립종이 주요 소비 품종이나, 최근 새로운 요리를 찾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단립종과 같이 기존에 소비가 덜하던 품종의 수요가 늘어갈 것이라 예측했다.
주요 유통 채널은 오프라인이 지배적이지만 코로나 팬데믹 당시 증가한 온라인 유통 비율이 유지되고 있다.
2024년 금액 기준 쌀 시장 점유율 상위 기업은 Herba Ricemills(38%), Mercadona(21%), Centros Comerciales Carrefour(9.1%)이다.
상위 3개사 시장 점유율 합계는 2015년 72.2%에서 2024년 68.2%로 다소 감소했으나 여전히 과점 상태이다. 시장 점유율 상위 브랜드로는 각 기업의 SOS(21.2%), Hacendado(21%), Carrefour(9.1%)가 있다.
▶ 스페인 면 시장
파스타를 제외한 전 세계 면 시장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유럽 문화권에서는 전통적으로 면 소비량이 적기에 스페인 역시 소규모 시장이지만 꾸준한 성장이 전망된다.
스페인 면 시장은 인스턴트 면을 위주로 성장 중이다. 유로모니터는 청소년층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아시안 음식의 인기가 증가한 것을 주요 성장 요인으로 분석한다. 부수적인 이유로는 재택근무가 이전보다 활발해지며 빠르고 편리하게 먹을 수 있는 식품 수요가 늘어난 것을 지목했다. 또한 유통 매장에서 아시안 간편식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음에도 인스턴트 면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나가는 것에 대해서는 젊은 층이 제품의 영양 성분보다 편리함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주요 유통 채널은 오프라인이나, 작년 온라인 유통이 5%를 차지하며 최근 10년 새 최대치를 기록했다.
스페인의 면 시장은 Gallina Blanca(44.4%)가 금액 기준 점유율 1위로 독주 중이며 Nestlé España(14.4%), Mercadona(11.9%)가 뒤따르고 있다. 각 기업의 브랜드인 Yatekomo, Maggi, Hacendado도 동일한 시장 점유율을 보인다.
▶ 시사점
스페인을 포함한 유럽 시장 내 조리 과정이 간단하고 빠르게 준비할 수 있는 식품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어 한국의 가공식품, 특히 즉석 밥·컵밥·레토르트 식품 등의 시장 진입이 긍정적으로 전망된다. K-컬처의 확산에 따라 한국 식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것을 이용해 한국의 전통 장류 및 양념을 활용하여 고유의 맛을 담은 상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 또한 스페인 내 1인 가구와 젊은 층이 주요 소비층인 것을 고려해 1인분 소비와 보관이 편한 제품 형태 개발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그리고 현재 스페인 쌀, 면 시장 모두 소수의 대형 브랜드가 과점하고 있어 진입장벽이 존재하는 만큼, 시장 진입 초기에는 차별화된 맛과 스토리텔링, 아시안 식품 전문 매장, 온라인 유통 채널 중심의 공략이 효과적일 수 있다. 따라서 스페인 시장 진출에 관심 있는 업체들의 경우 경쟁 브랜드의 제품 구성, 가격대, 유통 채널 등을 철저히 조사한 후, 니치 마케팅 또는 프리미엄 포지셔닝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 출처
https://www.euromonitor.com/rice-pasta-and-noodles-in-spain/report
https://www.ifpri.org/blog/india-lifts-export-restrictions-on-rice/
https://www.ifpri.org/blog/indias-new-ban-rice-exports-potential-threats-global-supply-prices-and-food-security/
https://www.mercasa.es/publicaciones/alimentacion-en-espana/